2009년 4월 29일 수요일

나는 고통을 애완동물로 기릅니다

요즘은 여유가 없으면 개나 고양이를 키우기가 어렵습니다. 악어나 구렁이를 키운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랑을 나눌 상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애완동물을 키웁니다. 애완동물은 단순히 애완동물이 아닙니다. 그들은 피를 나눈 혈육이나 가족만큼이나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나는 내 형편에 맞게 고통을 애완동물로 키우고 있습니다. 고통은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그놈은 먹이에 부담이 없습니다. 내 몸 하나면 충분합니다. 평생 먹거리를 충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고 싶을 때면 아무 때나 불러낼 수 있습니다. 별도의 집이 필요하지도 않고 구충제를 먹일 필요도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놈을 안고 있을 때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아주 익숙한 강에서 눈을 감고 헤엄을 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일이 어렵고 힘들 때 나는 조용히 고통을 꺼내 품에 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속삭입니다. 별일 아니야, 별일 아니야.

 

-지금 희망행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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