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9일 수요일

돌아보지 말아라

이 세상 모든 일을 당신이 다 참견할 순 없습니다. 나는 가끔 후회합니다. 돌아보지 말 것을. 돌로 변한 황부자의 며느리처럼 미련을 이기지 못하고 뒤돌아보다가 결국 나 자신마저 불행에 빠지고 마는 겁니다. 함께 거들어 나눌 수 있는 어려움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당신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아주 적다는 것입니다. 나는 때로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남의 슬픔 속으로 헤엄쳐 간 적도 있었습니다. 나는 실연한 사람과 함께 아파하고 함께 사랑도 했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습니다. 내가 상태를 더 악화시키고 말았던 것입니다. 주파수가 다른 사람들끼리 부딪치면 잡음만 생깁니다. 항상 나 자신에게 엄격해져야 합니다. 남이 나보다 못하다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돌아보지 마십시오. 차라리 누군가 날 돌아보게 만드십시오.

 

-지금 희망행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산다는 일의 팍팍함

살면 살수록 어렵다. 나이도 많이 먹지 않았는데 산다는 일의 팍팍홤이 예사롭지 않은 무게로 나를 짓누른다. 내게 눌리고 있는 이여, 나를 용서하라.

 

-지금 희망행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나는 고통을 애완동물로 기릅니다

요즘은 여유가 없으면 개나 고양이를 키우기가 어렵습니다. 악어나 구렁이를 키운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랑을 나눌 상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애완동물을 키웁니다. 애완동물은 단순히 애완동물이 아닙니다. 그들은 피를 나눈 혈육이나 가족만큼이나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나는 내 형편에 맞게 고통을 애완동물로 키우고 있습니다. 고통은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그놈은 먹이에 부담이 없습니다. 내 몸 하나면 충분합니다. 평생 먹거리를 충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고 싶을 때면 아무 때나 불러낼 수 있습니다. 별도의 집이 필요하지도 않고 구충제를 먹일 필요도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놈을 안고 있을 때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아주 익숙한 강에서 눈을 감고 헤엄을 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일이 어렵고 힘들 때 나는 조용히 고통을 꺼내 품에 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속삭입니다. 별일 아니야, 별일 아니야.

 

-지금 희망행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뉴스가 우리를 선택한다

경찰을 신뢰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뉴스를 믿는다. 최고 발행부수의 신문의 권위를 신뢰하고 입술이 뾰족한 앵커의 시각을 떠받든다. 이제 여론은 없다. 있는 것은 뉴스뿐이다. 잘려지고 붙여진 뉴스는 오늘도 우리의 감정을 선택한다.

새벽에 눈뜨면 없는 시간을 쪼개 신문을 뚫어지고 보고 허겁지겁 출근한다. 퇴근하면 아내나 아이의 얼굴보다 더 많은 시간을 TV뉴스를 보는 데 쓴다. 그러나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뉴스의 최고 희생양은 누구일까? 범죄자? 경찰? 그러나 가장 심각한 피해를 보는 자는 바로 우리들이다. 우리는 이제 뉴스를 감시해야 한다. 몇몇 소수의 사람들이 만드는 뉴스는 배후에 음모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뉴스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줬다.

 

-지금 희망행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자신이 장애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알고 보면 좋은 놈이야, 라고들 말한다. 착하고 따뜻하고 남에게 자랳주고. 문제는 차가운 타인들의 것이지. 그러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잊어선 안된다. 누군가 나를 뛰어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장애물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은 불행하다. 그는 살짝 허리를 굽혀줄 기회를 잃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욱 슬픈것은 자신이 자신에게 장애물임을 모르는 사람이다.

 

-지금 희망행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2009년 4월 25일 토요일

오늘의 운세

39. Confidence 신용

74. Obstacles 장애물

5. Happiness 행복

 

인간관계적으로 약간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뭔가 하루 계획에 장애가 있겠지만 어쨌든 즐거운 하루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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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하루 계획이 처음부터 계속 틀어져 버렸지만, 나름 재미있는 하루였다.

2009년 4월 21일 화요일

문제와 해답은 한 식구가 아니다

문제가 있으면 바드시 답이 있다는 식의 교육을 우리는 받았다. 문제의 해답들은 사지선다형으로든 주관식으로든 반드시 존재했다. 그러나 세상 모든 문제들이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금세 깨닫는다. 해답이 있는 문제보다 해답이 없는 문제가 더 많은 현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어떤 문제에 적절한 답이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다. 전혀 다른 방식의 해결방법도 존재한다. 문제와 해답은 한식구가 아닌 것이다. 문제에 딱 맞는 답을 찾았다면 일단 그것이 진정한 그 문제의 답인지 의심부터 하는 태도가 현명하다.

 

-지금 희망행 열차가 도착하고 잇습니다.

절망도 습관이다

왜 세상의 온갖 불행은 내게만 몰려올까요? 내가 남에게 뭘 그리도 잘못했기에 언제나 나만 한번에 밑바닥까지 굴러 떨어지게 되는 걸까요? 나는 언제나 한발씩 간신히 위로 기어올라가는데 언제나 위에는 나보다 덜 힘든 표정을 한 사람들이 서 있습니다. 세상은 너무 불공평해요. 내게 무슨 힘이 있다고 이렇게 잦은 추락을 감당하게 하는 건가요?

 

-지금 희망행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2009년 4월 14일 화요일

...

헤어질 때 너무나 아쉽고 서운한, 때로는 마치 세상 다 끝난 거 같은 표정을 하고...

그렇게 서서 손 흔드는 걸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약해질까봐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집으로 간다.

2009년 4월 4일 토요일

오늘따라...

짜증이 좀 심하게 난다. 이것도 PMS때문일까? 차라리 그렇다면 다행이고. 짜증도 짜증인데 뭔가 가슴이 답답하다. 글도 잘 안 써진다.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어디까지를 농담으로 봐야 할까?

누군가는 이만큼까지를 농담으로 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사소한 빈말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물론 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문제는 말 하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는 거다. 보통은 본인조차도 그 한계를 모를 때가 있다. 왠지 모르게 불확정성원리가 생각난다. 좀 다르지만. 관찰(?)하기 전엔 알 수 없다. 관찰하려고 하면 관계가 재정립될 수도 있다;;

 

음... 글쎄... 생각해보면 저번에도 그 사람은 그렇게 반응했었다. 하지만 그때도 사람들은 '그건 별 거 아닌데...'라고 말했다. 나만 그런 빈말을 한 게 아니라(난 정말 그나마 아주 가볍게, 유하게 말한 편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내용의 덧글을 달았었는데 그 사람은 좀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답글을 달았다. 어차피 사람들이 그럴 마음이 전혀 없다는 걸 충분히 알텐데도.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물론... ㅅㄱㅌ을 구경하러 가겠다는 말은 진짜로 그런 일이 있다면 그만큼 실례되는 일도 없을것이다. 하지만 덧글을 단 사람들은 당연하지만 그럴 사람들은 전혀 없었다. 그만큼 생각없는 사람도 없었고, 그저 궁금함, (누구나 가질 수 있는)호기심, '가지 않겠다'는 반어적 표현을 '구경가보고 싶어요'라는 말로 했을 뿐인데, 그렇게 진지하게 '그런 일은 절대로 안 됩니다'라고 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다지 그런 일로 트라우마가 있어보이진 않았는데...

 

역시 첫인상은 그대로 간다. 좋은 사람이라는 건 알겠지만 가까이 하기는 힘든 사람이다. 자기만의 주장과 고집이 너무 뚜렷해서 다른 사람의 말은 거의 듣지 않는다. 나도 그런 편이...긴 하지만서도...

 

난 어디까지를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별로 시험해보고 싶지는 않지만.

2009년 4월 3일 금요일